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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일기

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21일 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21일 갑자기 톡 쏘는 사이다가 먹고 싶다. 여기도 저기도 바라보는 곳 모두가 막힌 듯 답답하다. 금방이라도 파란 물방울 떨어 질 것 같은 하늘만 시원타. 지천명의 나이에도 아직 가을을 타는가? 히죽이 웃으며 올려다보는 하늘 더욱 푸르고 높다. 50여년의 세상 살아오면서 찌들고 찌들어 바늘 한자리도 빈곳이 없는 듯하였다. 들국화 망울들 꼬망꼬망 가을을 익히고 여래향 닫힌 봉우리 밤을 기다린다. 가을이면 사랑 그리움 그 많은 사연들 가금 한켠으로 밀어두고 또 다른 가을을 갈무리 해본다. 주책인가............. 뽑아도 뽑아도 끝없이 고개 내미는 미운 놈 피란 놈 그 강인한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예비이삭을 둘씩이나 준비하고 있으니 ,,,,, 이상한 것은 크게 포기를 이.. 더보기
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14일 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14일 서산으로 저물어가는 태양의 슬픔인가 오늘도 노을 붉다. 사람들 태어난 곳을 찾아서 뿌리를 찾아서 길로 길로 나서고 점점 짙어가는 어미 젖 내음 구릿한 뒷간 내음 고향에 멀지않음이라 영 잊지 못함이라. 봄이면 씨 뿌리고 여름에 가꾸어 가을이면 거두고 겨울이면 갈무리하는 농부일상에서 가을 만큼 가슴이 꽉 찬 계절도 없다. 어린자식 키워서 대처로 보내고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 또한 이 다르지 않으리라 마당이 좁도록 뛰노는 아이들 ........... 십수년 만에 아기울음 소리 담을 넘어나는 행복 속에 야원 목 들어 먼 산 외로운 묘지 바라보는 늙은 어머니의 뒷모습... 곧 올 만추는 단풍으로 위로하리라...... 어머니란 사랑이란 이름으로 견디었을 너무 크고 많은 아픔에 허리 꺾이.. 더보기
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2일 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2일 노을이 홍시처럼 익어가는 이 가을에 나는 무엇을 익히려 하는가 아직은 떫은 땡감 심숭생숭 조금은 일듯 말듯 풋사랑 감도 익고 사랑도 익어 아침저녁 시원한 바람은 홍시 같은 계절 그 문턱을 넘어 든다. 산다는 것에서 버둥거림을 버린다면 어레미로 걸러본다면 어느 것이 진국일까? 농사가 때로는 슬픔이다. 환희이다가 파멸이 되기도 한다. 더보기
송회장님 영농일기 7월 20일 7월 20일 영농일기 사랑이라는 말 그리움이라는 말 전부를 아는 이 몇이나 될까? 언제나 벗어 날 수 있을까 영원이 벗어 날 수 없을 지도 그래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그것이 손가락질 받을 일만 아니라면 즐겨서 부셔버리자............. 산다는 것 꿈을 같고 꿈을 키우고 이루어 간다는 것이 참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나는 본다. 이런 푸념과 비아냥거림으로 이리딩굴 저리딩굴 하다가 좁아터진 속에 바람이나 좀 넣어보자 싶어서 들판을 나섰는데 녹 내음에 취한 체 한참을 두리 번 거리 다 보니 눈길 가는 곳마다 꽃이다. 한참을 찾아야 보일 듯한 볼품없는 꽃이 있는가 하면 화려하고 향기 좋을 꽃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인간 세상이었다면 잘 난 사람 못 난 사람이 저렇게 하나의 차이도 없이 스스럼.. 더보기
송회장님 영농일기 7월 1일 송회장님 영농일기 7월 1일 둥근 해가 떴습니다. 올만에 보는 해가 반가운데 논에서 피사리 하려니 덥네요. 사람이 이래요 비오면 비 온다고 흐리면 흐리다고 더우면 덥다고 그래요 이게 다 살아있다는 것이겠지요. 생명이 다한 다음에야 더워도 추워도..... 튼실하게 잘 자라주는 벼가 참 고맙고 기특하다. 누구 말처럼 머리 검은 것들이 문제라던 말이 실감나네요. 피들이 벌써 벼와 같은 크기가 비슷하다. 또 지난번 동력제초기작업으로 땅이 뒤집어지면서 새롭게 발아조건에 근접해진 놈들이 발아하여 열흘사이에 바늘처럼 자라 손에 잘 잡히지도 않아 작업이 힘들다. 피 씨는 어른들 말씀처럼 천년을 가는 것일까 땅속에 잠들어 있다가 발아조건만 되면 언제라도 싹이 돋는 생명력이 참 경이롭다. 278-2와 3포장에서 피를 뽑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