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회장님 영농일기 9월 14일
서산으로 저물어가는 태양의 슬픔인가 오늘도 노을 붉다.
사람들 태어난 곳을 찾아서 뿌리를 찾아서 길로 길로 나서고
점점 짙어가는 어미 젖 내음 구릿한 뒷간 내음 고향에 멀지않음이라
영 잊지 못함이라.
봄이면 씨 뿌리고 여름에 가꾸어 가을이면 거두고 겨울이면 갈무리하는 농부일상에서 가을 만큼 가슴이 꽉 찬 계절도 없다.
어린자식 키워서 대처로 보내고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 또한 이 다르지 않으리라
마당이 좁도록 뛰노는 아이들 ...........
십수년 만에 아기울음 소리 담을 넘어나는 행복 속에
야원 목 들어 먼 산 외로운 묘지 바라보는 늙은 어머니의 뒷모습...
곧 올 만추는 단풍으로 위로하리라......
어머니란 사랑이란 이름으로 견디었을 너무 크고 많은 아픔에 허리 꺾이고 자꾸만 굴러 나가는 기억 텅 빈 머릿속 들쳐 앉은 치매 어린아이가 되었네.
고향이 농촌이 농업이 지금 무엇이 되어 가는 지 짊어진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헤어날 길이나 있는지 한번만 느껴보았으면..
한 두 시간 막히는 고향길이 짜증스러워 단 한번의 귀향도 부담스러운 그들에게 무었을 보여 주어냐 하나.
채 30%도 안 되는 자급률 나머지를 외부에서 조달할 수 없는 현실을 잘 알지만 내나라 내 땅의 결과물에 대한 홀대가 너무도 시린 탓이리라.
1년중 오늘만 같아라 하는 추석날 사람인 농부인 내가 이리도 생각이 무거운데 대지는 농토는 배알도 없는지 노란 묘 한포기 한포기로 온 들녘을 황금빛으로 수를 놓았다.
내가 밴댕이 속이 될지라도 대지가 농토가 성내는 날이 오지 않기를 만 가을 추석에 빌어 본다.
지난번 일기에서 도열병으로 큰 피해를 받았던 포장에 석회와 목초액으로 방제하였으나 실패하고 방치해 버린 포장의 슬픈 근황입니다.
때를 만난 피들의 세력이 겁나고 슬픈 농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가로운 왜가리 때 가을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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